사랑과 결혼 4 - 문해빈

사랑과 결혼 4

von 문해빈

  • Veröffentlichungsdatum: 2013-01-29
  • Genre: Liebesromane

Beschreibung

당신 곁에 사람은, 아내입니까, 노예입니까?

글을 읽으며 폐부 깊숙이 죄책감이 들었다. 어쩌면 이건 서평이 아닐지도 모른다. 독후감에 가까운, 혹은 너무나 개인적인 글일지도 모르겠다. 다만, 이 시대를 살아가는 평범한 가장으로서, 누군가의 남편으로서 내가 이렇게 느꼈다면 다른 이도 충분히 공감 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으로 조금은 주관적인 서평을 쓴다. 이미 1편에서 보신 독자 분들이야 이야기의 내용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. 아주 어릴 때 결혼하여 고생이란 고생은 다한 여자, 그 여자가 40대가 되어 자신의 인생을 되돌아보고 가슴에 맺힌 한을 말한다. 이 글의 중심은 그것인데, 막상 읽고 있노라면 가슴이 아프다.

아내가 여자였던 적이 있었다. 어머니이기 이전에, 여자였다. 그런데

아내를 무척 사랑했다. 필자도 이른 나이에 결혼하여 사랑스런 두 아이와 억척스럽게 살고 있다. 그런데 억척스럽게 산다는 말은 아내에겐 우스울 테다. 그녀는 삶이 나보다 수십 배 괴롭고 고통스러웠을 테니까. 너무 이른 나이에 엄마가 된 그녀는 여자라는 타이틀을 버렸다. 그저 아내로만 살아도 상관없었다. 예쁜 옷, 화장품, 보석은커녕 자신의 옷은 만 원짜리 이상은 보지도 않고, 화장품은 없다. 보석은 생활고에 팔아버린 폐물이 전부였고, 현재는 하나도 없다. 난 남편으로서 그녀에게 잘해준 게 없다. 돈 걱정이라도 하지 않게 해주는 것이 지금 내가 해야 할 급선무이기에, 다 늘어진 폴라티에 몇 년을 입어 밑단이 다 뜯어진 바지를 꿰매는 아내가 너무 안타깝다. 사랑한다는 말 한마디 건네는 것조차 미안하다.
이 글을 읽으며 필자는 이러한 생각들로 참으로 힘겨웠다. 눈물도 나지 않는 먹먹함이 이 글의 강점이라고 말하기엔 지나치게 아프다. 그래도 읽었음에 후회가 없다. 오랜만에 아내의 손을 잡았고, 미안하다는 말 대신 고맙다고 안아주었다. 뭐하는 짓이냐며 퇴짜를 맞긴 했지만 능글맞은 필자는 또 한 번 아내를 안아보았다. 그래서 개인적으로 이 글에 고맙고, 객관적으로는 남성 독자 분들에게 더욱 추천하고 싶다. 비록 소설 속 이야기 일지라도, 다 읽고 나시면 설거지 하는 아내에게 달려가 대신 하겠다고 말하게 될지도 모르겠다.